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2 까지 방금 다 봤다.
시즌 2 마지막화 결말 해석이다. 내가 보기엔 꽤나 명확한 엔딩을 제시해줬는데, 의외로 해석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 번 정리해본다. 물론 내 주관적인 해석이니까 틀릴 수 있다. 하지만 안 틀린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원작은 안봤다.
일단 시리즈 전체의 평점은 4/5 로 하겠다.
배틀로얄 + 판타지 + 일본풍 + 파괴와 학살 등 상당한 개취가 반영된 평점이니까 참고는 하지 말길
(이 아래에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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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와의 마지막 게임에서 승리한 주인공 아리스
우승을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곧이어 아직까지 죽지 않은 참가자들에게 이 세계의 국민이 될 지, 아니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지 결정하라는 방송이 이 세계 전체에 울려펴진다.
그들 중 일부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고 대답하고, 또 일부는 국민이 되겠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다음 장면은 시즌1 1화, 즉 보더랜드로 떨어지기 직전 시점의 시부야로 돌아간다.
이제 여기서부터 보더랜드의 정체를 설명하기 위한 서사가 펼쳐진다.
보더랜드 참가자들은 그 날 그 시점 시부야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 날 그 시점 시부야 상공에서 운석이 폭발하는 재해가 발생했고 (이게 시즌1 1화, 그리고 스토리 중간중간 언급되는 '불꽃놀이' 의 실체다), 시부야 일대는 쑥대밭이 된다. 당연히 많은 사상자들이 나온다.
사상자들 중 일부는 '심정지 상태를 겪었다가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심정지 상태를 겪었다가 극적으로 되살아난 사람들은, 보더랜드의 마지막 순간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고 대답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되살아난 사람들끼리는 현실세계에서는 서로 알아보지 못한다. (=보더랜드에서의 기억이 남아있지 않다)
위 서사로부터 보더랜드의 정체를 아래와 같이 추론할 수 있다.
-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사람들은 '보더랜드' 라는 다른 세계로 이동이 된다. 즉, '보더랜드'는 이름 그대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세계이다.
- '보더랜드' 에서의 게임 결과, 그리고 최종 선택에 따라 현실 세계의 삶 혹은 죽음이 결정된다.
- 아리스 일행이 들어갔던 '보더랜드' 는, 그 날 그 시점 시부야 운석 폭발 사건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사람들이 단체로 이동된 공간이다. (다른 이유로 심정지 상태가 된 사람도 여기로 이동됐을 수도 있지만 정확히 안나왔다.)
- '보더랜드' 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는 선택을 한 사람은 현실 세계에서 살아난다.
- '보더랜드' 에서 모든 게임이 끝나기 전에 죽은 사람은 현실 세계에서도 죽는다. ('보더랜드' 에서 끝까지 살아남았지만 '보더랜드'에 남겠다는 선택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정확히 안나왔다.)
이걸 은유라 생각한다면 아래와 같이 생각할 수도 있다.
심정지 상태와 같은 생사 기로에 서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죽음의 위기를 이겨내는 과정을 보더랜드의 '게임' 으로 은유한 것이다. 죽을 수도 있는 육체 속에서 생존을 향한 정신의 투쟁은 운과 재능, 노력 등 여러 요소가 점철되어 있으며 그 자체로 게임이다. 그 게임을 모두 이겨내면 삶을 되찾는다. 그 게임에서 지면 죽는다.
그니까 우리의 주인공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그 날 그 시점에 시부야에 있던 아리스, 조타, 가루베는 운석 폭발에 휩쓸려 셋 다 심정지상태가 된다.
조타와 가루베는 심정지 상태에서 되살아나지 못하고 죽었지만, 아리스는 심정지를 1분간 겪었다가 살아난다.
마찬가지로 우사기 또한 그 날 그 시점에 시부야에 있다가 운석 폭발에 의해 심정지상태가 되지만, 다행히 되살아난다.
위와 같은 서사는 내가 보기엔 마지막화에서 꽤나 명확하게 제시되었다.
그렇다면 마지막화의 맨 마지막 장면 조커의 의미는 무엇일까?
마지막 장면에서 조커를 클로즈업 했을때, 솔직히 순간 헉하긴 했다. 왜냐면 조커라는 카드는 응당 트럼프 카드패 속에 한 장은 있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에선 마지막 게임이 끝날때까지 한 번도 언급된적도 없고, 자연스럽게 그림패까지만 다 모으면 끝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드라마를 이 순간까지 보고있는 많은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장면일 것이다. 위의 해석대로 잘 이해하고 있다가 여기서 허를 찔린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 시청의 마지막 순간 이렇게 생각하며 시청을 종료하게 될 것이다.
"카드패를 다 모아야 끝인게 맞다면, 아리스는 아직 조커 카드를 찾지 못했다. 그니까 아직 게임이 끝난게 아니다. 지금 현실세계로 돌아온 것처럼 보이는 이 세계가 진짜 최종의 최최종 게임, 조커 게임인 것일까!?"
'잘 싸워낸 주인공은 행복해졌다' 라는 결론은 루즈하고, 비슷비슷한 케이스가 많아서 기억에 남지 않는다.
반면 이 드라마는 이 3초 나온 조커카드 덕에 끝까지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고 긴장하면서 보게되는' 시청자들의 정서(=이 드라마를 재밌게 만들어주는 요소) 를 유지해준 상태에서 마무리가 된다.
내 생각에 이 조커는 시즌3에 대한 암시라기 보단,
시청자들의 '마무리 정서' 를 이렇게 재미진 상태로 유지시켜서,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게 만들어주는 장치
정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