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og SEASON 1 (8) 썸네일형 리스트형 29.9살 에세이 머리말 오늘 나의 20대가 끝난다. 사실 29살 12월 31일에서 30살 1월 1일로 넘어가는 그 시점은 개인적으로는 내 삶이 생후 n일에서 n+1되는 임의의 날 중 하루이며,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또 28.xx살이 되는 애매한 그저그런 날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시점이 되었다고 맞춰서 완성되는 것도 없고, 그 시점을 넘었다고 해서 갑자기 달라지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이 시점이 되면 20대의 인생까지 살아 본 결과로 형성된 나의 정신을 담은 글을 하나 써놓고자 했다. 내가 그래도 주어진 수명의 무려 37% (현재 대한민국 30세 남성의 기대 수명은 81세이다)를 그럭저럭 살아낸 인간인 만큼 '그 동안 쌓아온 정신 세계를 정리해보면 가치있는 통찰이 한두 개쯤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고, .. 도쿄 브랜드 여행 - 사토리를 찾아간 N포 3 10. Blue Bottle 블루보틀 3 Chome-23-16 Nakameguro, Meguro, Tokyo 153-0061 매번 강조하다시피 이 여행은 브랜드 여행이다. 그렇다면 블루보틀을 절대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블루보틀은 2002년에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한 차고에서 클라리넷 연주자 제임스 프리먼이 창업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다. 미국과 일본에 총 50개의 매장만 있고, 실리콘밸리의IT맨들이 즐겨마시는 커피계의 애플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힙함 + 인스타 사진 찍으면 이쁜 인테리어 + 인스타 사진 찍으면 이쁜 제품 형태 + 높은 인지도 + 한국에 없음... 등등 한국인 관광객이 몰릴만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방문한 곳은 나카메구로 점인데, 실제로 방문했을 때 모든 테이블에 .. 도쿄 브랜드 여행 - 사토리를 찾아간 N포 2 5. 오쿠시부야奥渋谷 (토미가야, 카미야마쵸, 우다가와쵸 부근) "제일 핫한 카페 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 바로 '오쿠시부야'이다. 시부야 역에서 도큐백화점 본점을 빠져나온 지역으로 요요기 공원가 가깝다. ... 번화한 시부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전통적인 상점 거리나 고즈넉한 주택가 그리고 녹음이 우거진 공원으로 둘러싸여 안정감이 느껴진다. 정성들인 커피를 선보이는 감각적인 카페들이 자리잡고 있는 오쿠시부야...." [도쿄카페놀이 / 시공사] 라는 글을 보고 차분하고 편안한 오전시간을 위해 오쿠시부야를 향했다. 과연 조용하고 사람도 많지 않지만 감각적인 샵들은 많은 거리였다. 약간 더운 가을의 날씨여서 거닐기에도 좋았다. 5-1 Coffee Supreme Tokyo42-3 Kamiyamacho, S.. 도쿄 브랜드 여행 - 사토리를 찾아간 N포 1 2018년 9월, 나는 브랜드마케팅을 하는 인턴이었는데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었고 계약이 끝나면 그대로 백수였다. 그리고 대략 비슷한 일을 하려고 하는 대략 비슷한 처지의 친구가 있었다. 둘은 저성장 취업한파 시기에 살아갈 길을 찾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흔한 청년들이었고 브랜드를 좋아했다. 그래서 도쿄로 브랜드 탐방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성장기를 맞이했던 일본의 수도에서, 10년 전 우리와 같은 시기를 살아갔고 지금은 어떻게든 30대의 삶을 살고 있을 초기 사토리세대들이 지금 어떤 삶을 사는지 목도하고, 그들이 향유하고 있는 브랜드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브랜드의 미래를 찾아보고자 했다. 일개 백수들의 짧은 여행의 목표로는 꽤나 장황하지만 다소간 진심이었다. 물론 실제로 이런 컨셉으로 여.. 퇴사의 추억 퇴사는 짜릿한 일이다.나는 2017년 12월 28일 첫 직장 퇴사를 결심했다.2017년 12월 28일은 하남 스타필드에 위치한 PK마켓을 리뉴얼하는 날이었다. 불쌍한 제조업체인 내 전직장 씨*이*일*당은 유통업체가 매장을 리뉴얼할때마다 달려가서 진열을 도와줘야했다.그 곳은 내 담당 매장은 아니었지만 우리 팀 다른 사람 담당이었기에, 팀의 막내 중 한 명인 나는 진열 작업 지원을 위해 아침부터 차출되어갔다. 그 사실에 빡쳐서 퇴사를 결심한 것은 아니다. 그걸로 퇴사하려고 했으면 이미 진작에 했었을 것이다.오히려 그 날은 일종의 힐링이었다. 진열 작업을 핑계로 회사한텐 바쁘게 보이며 다른 일을 잠시 손에서 놓을 수 있었고, 지긋지긋한 거래처 전화도 안받을 수 있었다. 심지어 진열작업이 평소 퇴근시간보다 훨씬.. 교토 지진 후기 [재업] 2018년 6월 있었던 오사카 대지진 경험담을 카드뉴스로 구성했다. 카드뉴스 이미지만 올렸더니 검색에 안걸려서 텍스트 추가해서 재업 (23.1.17) 동이 틀 무력 까마귀가 길게 울었다. 그 덕에 새벽에 잠시 잠에서 깼다. 나는 교토에 있었다. 이번엔 지진 교토 고립 탈출기 알람 시간 보다한 시간 이른 아침, 창문 바로 앞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것 같은 소음에 다시 잠에서 깼다. 지진이다. 내진 설계가 잘 된 건물은 1분 정도 부드럽게 좌우로 흔들리다가 멈췄다. 흔들림이 멈추자마자 자전거 한 대가 따릉따릉 지나갔다. 큰 일은 없었다. 교토역 앞 지하상가 맛집에서 오코노미야키를 먹었다. 여행 마지막 식사에서 맥주를 얼마나 시켜먹어야 하느냐는 시시콜콜한 얘기로 투닥거릴 정도로 별 일 없는 여행이었다. 근심있어.. 해병대 같은 연수, 억지 춘향 장기자랑… 나 취직했다! 나 사표냈다 http://news.donga.com/3/03/20180213/88646538/1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훅훅 들어오는 기사"...돌이켜보면 입사 직후 연수원 생활도 다르지 않았다. 10일간 외부와 차단된 채 합숙훈련을 했다. 아침엔 구보, 저녁엔 점호를 하는 게 흡사 군대 같았다. 주말 외출도 금지됐다.... 신입연수란 창업주의 정신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세뇌당하는 과정 같았다. ‘창업주의 자서전을 읽고, 그 일화를 연극으로 만드시오.’ 이런 과제를 받을 땐 한숨만 푹푹 나왔다...."신입사원 연수 가는 전세버스에서, 신입사원 전원은 연수 기간 동안 발생할 야간근무 및 주말근무에 대한 일체의 추가근로수당을 포기하는 종이에 서명했다.신입사원에게 필요한 덕목을 가르치는 강연에서는(가장 중요한건 무려 정직이.. 폭설 그리고 고립 [폭설, 그리고 고립]1. 내가 교환학생으로 보스턴에 있었던 2015년 그 겨울은 보스턴에 그때까지의 역사상 가장 많은 눈이 온 겨울이었다. 4개월 학교 생활 중 폭설로 인한 휴교만 2주는 됐고, 뉴욕에 잠시 놀러갔을 땐 보스턴으로 가는 모든 길이 눈으로 차단되어 뉴욕에 며칠 갇힌 적도 있었다. 2. 내가 가벼운 관광차 제주도에 놀러간 2016년 1월에 제주도에는 32년만의 최대폭설로 인해 제주도 섬 전체가 고립, 나는 친구들과 3일동안 섬 탈출을 위한 일생일대의 모험을 한 적이 있다. 3. 내가 도쿄에 오니 도쿄에 4년 만의 폭설이 왔다. 난 여행 기간에 눈 예보가 있는지도 몰랐다. 심지어 숙소를 나올 때까지도 이게 폭설인지 몰랐다.눈발이 흩날리던 오후, 지하철 한조몬선을 타고 시부야로 가는 길이었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