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Blue Bottle 블루보틀
3 Chome-23-16 Nakameguro, Meguro, Tokyo 153-0061
매번 강조하다시피 이 여행은 브랜드 여행이다. 그렇다면 블루보틀을 절대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블루보틀은 2002년에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한 차고에서 클라리넷 연주자 제임스 프리먼이 창업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다. 미국과 일본에 총 50개의 매장만 있고, 실리콘밸리의IT맨들이 즐겨마시는 커피계의 애플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힙함 + 인스타 사진 찍으면 이쁜 인테리어 + 인스타 사진 찍으면 이쁜 제품 형태 + 높은 인지도 + 한국에 없음... 등등 한국인 관광객이 몰릴만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방문한 곳은 나카메구로 점인데, 실제로 방문했을 때 모든 테이블에 앉은 모든 손님이 한국인이었다. (현지인들은 테이크아웃해서 나가거나 했다)
로스팅한 지 48시간 이내의 원두만을 사용하여 커피 맛에 집중한다는 철학이라는데, 커피맛은 물론 좋지만 솔직히 이 브랜드가 각광받는 이유는 깔끔한 흰색에 밝은 하늘색으로 호감형일 수밖에 없는 브랜드 디자인과, 뭔가 힙해보이는 사람들만을 직원으로 뽑는 안목인 것 같다.
11. Tsujihan 츠지한
〒162-0825 Tōkyō-to, Shinjuku-ku, Kagurazaka, 3 Chome−2
도쿄 좀 아는 사람들한테 맛집을 물었을 때 무조건 나왔던 카이센동집이다. 맛집 찾아가서 줄서서 먹는 것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곳은 찾아가서 줄서서 먹었다. 도쿄역쪽에 있는 지점은 진짜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고 이번엔 카구라자카 지점을 방문했는데 40분정도 기다려서 먹었다.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은 맛이다.(그래도 1시간 넘게 기다릴 생각은 없긴 하다) 해산물 덮밥이라길래 각종 해산물이 회덮밥처럼 얹어져 있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저렇게 각종 해산물을 갈아서 뭉쳐서 준다. 저게 더 맛있다.
12. La kagu 라카구
〒162-0805 Tokyo, Shinjuku, Yaraicho, 67 東西線神楽坂駅 2番出口(矢来口)正面
카구라자카의 힙한 공간이라길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가봤다. 구글맵에선 Homeware, clothing & a café in a fresh, contemporary store designed by architect Kengo Kuma.(건축가 켄고 쿠마가 디자인한 가구, 의류 그리고 카페가 있는 신선하고 현대적 감각의 가게)라고 한다.
과연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감성, 창고 바이브, 힙스터 라이프스타일 바이브의 공간이었다. 그런 바이브들은 충분히 느꼈지만 살 수 있는게 거의 없었다. 사토리의 일본에서 이 정도 가격대의 쇼핑 공간을 누리는 이들은 누굴까?라는 생각을 하며 사진만 찍고 나왔다.
13. Itoya 이토야
2 Chome-7-15 Ginza, Chūō-ku, Tōkyō-to 104-0061
일본에서 브랜드 탐방을 한다면 빠질 수 없는게 이토야다. 이토야가 위치한 긴자는 일본에서 가장 비싼 상권이다. 큰 길가 빼곡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명품 매장들 일색이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왔었던 일본여행 중, 긴자에서 생긴 자유시간에 일행 모두가 몇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아무것도 살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 사정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10년 동안 나는 다소 늙었지만 긴자는 변하지 않았고 내 경제적 지위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토야도 굳건히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 이토야는 사실 긴자에서 100년동안 버티고 있다.
이토야가 이 비싼 땅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고급화와 전문화라고 한다. 지금의 이토야는 비싼 문구를 제대로 알고 파는 고인물 문구 백화점이다. 그래서 이토야는 문구점이지만 알파문구처럼 필요한 문구를 그저 사러 가는 곳은 아니다. 그렇다고 명품매장처럼 살 수 없는 수준의 비싼 것만 있단 얘기는 아니다. 고급진 문구들을 팔지만 그래도 몇만원짜리 카드지갑, 몇만원 짜리 펜, 십몇만원 짜리 다이어리 이런거 파니까 긴자에서 무언가 사고싶다면 이토야에서 사면 된다. 후지지 않고 특별하면서 내가 왜 일본에 왔는지 보여줄 수 있는, 의미가 있는 선물들을 살 수 있다.
14. MUJI 무인양품 (다시 갔음)
〒100-0005 Tokyo, Chiyoda, Marunouchi, 3 Chome−8−3 インフォス有楽町 1~3F
첫 날에 마감이 임박에 충분히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무인양품 유라쿠쵸점에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지난 번에 보지 못한, 한국의 무인양품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부분들 위주로 둘러보았다.
무인양품 유라쿠쵸점은 일본 각지에서 무인양품의 제품이 아니라, 진짜 그 동네 제품들을 가져와서 파는 일종의 국내 식품 편집샵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무인양품 제품에 자신만의 표식을 새겨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었다.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고, 몇 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또 그들은 출판도 한다. 무인양품이 책을 만든다는 사실을 그야말로 이 책장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이 책들은 누가 봐도 무인양품이 만든 책이었고, 무인양품이 책을 만든다는 사실조차 그냥 원래 하던 사업처럼 자연스러웠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15. Nezu Museum 네즈 박물관
6 Chome-5-1 Minamiaoyama, Minato-ku, Tōkyō-to 107-0062
굉장히 일본적이고 동양적이면서 마음이 안정되는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여행의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마지막에 방문했다. 일본 근대의 어떤 부자가 자기 돈으로 사 모은 아시아의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건물의 안팎 전부 굉장히 직선적이고 절제되어있으며 군더더기 없는 일본의 미적 감각을 잘 보여준다. 소장품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일본식으로 잘 가꾸어진 꽤 넓은 정원인데, 충분히 둘러보지는 못하고 나왔다.
번화한 오모테산도 역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번잡한 도쿄 여행 중 휴식이 필요하다면 방문해서 여유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끝.